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.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, 매일 상반된 소식들 이 동시에 날아든다.

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.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, 매일 상반된 소식들이 동시에 날아든다. 

모든 전쟁은 정보전을 동반한다지만,  웹으로 촘촘히 연결된 세상에서 가리고 부풀릴 수 있는 진실엔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.  내가 한가지 간과한 것은, 세상은 이제 진실에 그닥 관심 없다는 사실이다. 먹고사니즘이 진실을 향한 취향을 사치로 만들어 버렸다. 불편한 진실에 애써 도달하기 보다, 대세 속에 맘 편히 닻을 내리고, 주변사람과 엇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며 지내길 선호하는 것이다. 

프랑스 언론도 다를 바 없다.  푸틴을 피에 굶주린 악마, 젤렌스키를 거기에 맞선 용감한 정의의 사자로 묘사하고, 러시아를 이대로 놔두면, 곧 파리에 러시아 전차가 밀려올 수 있다는 식의 선동이 80-90%를 차지한다.  물론 내 주변엔 이 천사와 악마 버전의 이분법적 전쟁 소식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. 

유유상종의 법칙인갑다 했는데,  아래 프랑스 방송사의 설문조사는 “52%”의 프랑스인들이 적어도 일부 러시아 버전의 전쟁 소식을 신뢰한다고 전한다. 신통방통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.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시작되자마자,  유럽위원회 위원장은 유럽내에서 러시아 방송사의 송출을 금지시켜버렸기 때문이다. 

러시아어권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번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자신들이 그동안 겪어왔던 고통에서 해방되는 계기로 여기며 반긴다거나, 현 우크라이나 정권은 네오나치 세력 하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가 사람들이 귀담아 듣는 러시아 버전의 정보라고 한다.  

10-20%의 다른 정보를 들을 통로가 남아있다면, 사람들은 기꺼이 그것들을 듣고 제 머리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. 주류 언론이 말하는 것과 다른 판단을 하는 사람들을 음모론자라며 마녀 사냥하듯 몰아세우지 않는 한, 다수와 다른 생각을 한다는 이유로 밥줄을 끊지 않는 한, 진실에 대한 감각을 갈고 닦아,  그 진실 안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사람들은 언제든 있는 것이다. 

이 소식을 보며 간만에 힘을 좀 얻는다. 

프랑스 사람들 이제 제정신 차리고,  4월10일 마크롱 아작 나는 꼴을 볼 수 있길.

출처: https://www.facebook.com/100001702951089/posts/5102779829788732/?app=fbl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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